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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이창동 감독 영화

by lolopi 2022.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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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 시 정보

2010년도에 개봉한 139분의 러닝타임을 가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는 윤정희 배우의 단독 주연 영화로 이다윗, 김희라, 안내상, 김용택 배우들과 박명신, 김종구, 김혜정, 민복기, 김계선, 한수영, 최문선, 이종열, 박우열, 박중신, 홍성범, 장영주, 홍경연, 김용란, 황자경, 정은경, 정대용, 유민석, 이계영, 박태언, 쵱요현, 구너혁수, 심억수, 정일택, 이지은, 장희순, 홍민아, 정계영, 권서영, 황병승, 홍정혜, 정재호, 강은진, 조한기, 김덕주, 김자영, 김은영, 박용식, 김민재, 김남진, 김관우, 선정엽, 심재웅, 천정민, 조상연, 조세용, 전영찬, 유창숙, 허윤선, 윤중하, 박현우, 김태희, 남중규, 엄민혁, 서승훈, 김현정, 신소영, 박영화, 노정욱, 이성영, 송경의, 장혜진, 김어진, 김기현, 김동현, 김예원, 이주연, 김주란,김소희 배우들이 출연한 한편의 영상 시 같은 영화입니다.

2. 줄거리 요약

어느 작은 소도시에 사는 미자(윤정희)는 감수성이 풍부하고 봄맞이 하는 소녀처럼 화려한 의상으로 꾸미고 다니는 엉뚱한 면모가 있는 할머니입니다. 미자는 생활보호대상자로 이혼한 딸이 돈을 벌기 위해 맡긴 외손자와 단 둘이서 살아갑니다. 외손자는 무뚝뚝하고 사고만 치고 다니지만 하나뿐인 손자이기 때문에 정성껏 돌보면서 미자는 열심히 살아갑니다. 미자의 형편은 어렵기 때문에 부유한 중풍 걸린 할아버지의 간병인 일을 하며 자신에게 추파를 던지는 치욕마저 꾹 참아가며 열심히 돈을 벌었습니다. 미자는 우연히 문화센터의 '시'강좌를 듣고 김용탁 시인에게서 시를 배우기 시작합니다. 미자의 시 스승은 김용탁 시인은 시상은 스스로 오는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찾아 나서야 하는 것 이라는 말에 미자 만의 시 상을 찾기 위해 스쳐지나가던 일상을 주시하며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꽃, 나무, 풍경을 집착하다 싶이 끈질기게 관찰하지만 시 상이 잘 떠오르지 않아 괴로워 합니다. 그렇게 시 상을 찾아 헤메던 일상을 보내던 중 미자는 자신의 외손자가 다른 친구들과 또래 여학생을 집단으로 성폭행 하고 피해자인 여학생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강에 투신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외손자에 대한 실망감과 배신감이 크게 다가오고, 피해 보상금으로 사건을 덮어 공범 자식들의 앞날에 지장이 없게 하려는 가해 학생 부모들과 학교의 행태를 보면서 괴로워 하지만 자신도 가해 학생 부모들 중 한명이라는 사실에 피해 보상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게 됩니다. 스트레스를 받는 미자는 자꾸 깜박하는 증상 때문에 병원에 갔다가 알츠하이머 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외손주의 피해보상금 마련만으로도 벅찬 날을 보내는 미자는 도무지 보상금을 마련한 길이 없자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던 부유한 중풍 환자 강노인과 육체적인 관계를 맺은 후 그 사실을 빌미로 강노인의 가족에게 사실을 알리겠다며 협박하여 피해보상금을 마련하여 전달 하게 됩니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인지 이끌림인지 성당에 가게 된 미자는 자신의 외손주가 저지른 범죄 피해 여중생의 추모 사진을 보고 그 사진을 훔쳐 집으로 가져와 외손자에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외손자는 반성은 커녕 미안해 하는 기색 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날 밤 미자는 외손자의 손톱과 발톱을 깨끗하게 깎아주고 함께 배드민턴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미자와 '시'강좌를 같이 듣던 경찰이 와서 미자의 외손자를 체포해 갑니다. 시 강좌 마짐가 날에 미자는 나가지 않았지만 미자의 스승인 김용탁 스승은 미자가 제출한 시를 읽습닏나.

시 제목은 '아네스의 노래'입니다. 영화 '시'는 강에 투신 자살한 여중생의 시체가 강물 위로 떠내려 오는 것으로 시작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미자의 시 '아네스의 노래' 낭독 장면에서는 김용탁 시인의 목소리에서 강물 위로 떠내려온 소녀의 목소리로 바뀝니다. 시 낭독이 끝난 후 소녀는 화면을 바라보며 웃음을 짓고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3. 감상 후기

이창동의 영화는 밀양 이후 두번째 관람하는 영화입니다. 스토리 라인이 너무 잔잔해서 집중해서 이것만 보기엔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스토리 자체가 흘러가는 일상들의 연속이였기 때문입니다. 주인공인 미자 할머니는 참으로 고왔던 예쁜 할머니 였습니다. 윤여정 선생님과 다른 고운 소녀같은 모습으로 살며 알츠하이머, 손주의 비행을 겪는 삶을 보며 말년에 저렇게 박복한 인생이 어디있으랴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창동 감독은 영화 시로 시를 써내려 갔습니다. 엔딩 장면에 미자 할머니가 완성한 시는 아네스 였던 죽은 여학생 혹은 미자 할머니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가며 비춥니다. 다른 리뷰를 찾아보면 타인의 아픔을 공감 할 수 있을 때 비로서 시를 쓸 수 있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할머니는 여중생의 괴로움과 남겨진 여중생의 어머니의 아픔을 공감 했다기 보단 영화 내내 미자 할머니는 현실을 도피하고 싶어 하는 것 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견딜 수 없이 괴로우면 어디론가 도피를 하게 됩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입니다. 제가 관람하고 느꼈던 영화 시는 타인의 아픔을 공감한다 라기 보단, 아픔을 아픔으로써 받아들이지 못하고 회피하고 싶은 그런 인간의 한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자체가 인간적이였습니다. 중풍으로 반신이 마비가 되어도 비아그라까지 먹어가며 성관계를 하고 싶어 하는 할아버지, 미자 할머니를 그나마 제일 잘 챙기던 또 다른 가해자의 아버지, 알츠하이머란 사실을 최대한 부드럽게 전달 하고자 하는 의사 선생님, 시 강의 에선 다른 이들이 보기엔 어떻게 행복이냐 비난 할 수 있는 일 조차도 나를 중심으로 한 행복한 순간들을 발표합니다. 그 순간은 마치 심리치료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미자 할머니도 첫 시를 발표 하였지만, 명확하게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따라가며 결말을 보면 시를 완성 한 것은 미자 할머니 밖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시를 쓸 수 있는 사람은 현실과 아름다움을 쫓는 이상의 균형이 무너져버린, 현실을 도피하고 싶은 깊은 아픔과 슬픔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게 시 이기도 합니다. 시는 가장 격렬하지만 가장 조용한 저항으로 불리우는 문학입니다. 슬픔이 깊어지고 어둠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짙게 깔리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살기 위해 눈이 너무나도 부셔 제대로 볼 수 조차 없는 빛으로 그것들을 덮어버리곤 합니다. 그런 행위들이 익숙해지게 되면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어둠의 송곳들도 금새 빛으로 가려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현실에서는 그 빛들을 살짝이라도 거두어 내면 열린 결말로 끝 매듭을 맺었지만, 미자 할머니 처럼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말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아픔을 이겨 낼 자신이 없어 또 다른 세계로 떠나 버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할머니에겐 처음부터 시간이 오래 남지 않았었습니다. 미자 할머니는 고해성사와 같은 시 한편을 남겨두고 드러난 어둠과 함께 빛을 찾아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하러 떠났을 것입니다. 인간이 고통을 마주하는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영화 시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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